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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숙인·쪽방주민 이제 어디서 허기 채우나요”
15년간 서울역에서 생활하는 노숙인과 쪽방주민들에게 급식을 제공하고 이들의 자활을 돕던 교회와 선교단체가 퇴거 위기에 놓였다.
서울 용산구 한강대로 78.78㎡(46평) 규모의 건물 1, 2층에서 운영하는 무료 급식단체인 나눔선교교회(담임목사 박종환)와 나눔공동체(원장 김해연 사모)는 최근 건물주가 이전하라는 통고를 했다고 밝혔다. 임대료가 15개월 치 밀린 데다 임대차 계약이 지난 2일로 만료됐기 때문이다. 헌금과 후원금으로는 식·자재비를 충당하기에도 빠듯한 상황이다 보니 임대료를 제때 내지 못하게 된 것이다.
박종환(56) 목사는 13일 “노숙인들이 우리 공동체에서 식사를 제공받는데 거리로 내몰리면 이들을 어떻게 섬겨야 할지 모르겠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나눔공동체는 1999년 9월 2일 서울역 광장에서 무료 급식을 시작했다. 박 목사와 김해연(52) 사모는 15년 전이나 지금이나 한결같이 자원봉사자들과 함께 화요일을 제외한 아침과 점심 300∼400명에게 식사를 제공했다.
서울시가 실내 급식소인 ‘따스한 채움터’를 2010년 5월에 만들어주기 전까지는 거리에서 급식을 해 왔다. “밥 먹는 노숙인들이 편해졌지요. 추운 데서 떨지 않고 밥을 먹을 수 있으니까요. 하지만 밥퍼 사역은 여전히 고됩니다.”
서울 동작구와 성남 등에서 평범한 목회를 하던 박 목사 부부가 노숙인 사역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99년 서울역을 지나다 굶주림을 고통받는 노인을 지켜 본 것이 계기다. 밥을 굶는 노숙인들이 많다는 게 안타까워 직접 팔을 걷어붙였다.
처음에는 물을 끓여 차에 보온 물통을 싣고 다니면서 컵라면을 나눠줬다. 그러다 돈을 모아 국밥으로, 국밥에서 반찬이 있는 정식으로 바뀌었다.
나눔공동체는 다양한 복지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음악과 상담 치료, 토론 수업, 생활법률 수업 등 ‘희망학교’라는 노숙인 자활사업을 활발히 펼치고 있다. 이 중 ‘자아존중감 회복 프로그램’은 많은 노숙인을 자활시켜 가정과 사회로 복귀하는 데 크게 기여했다는 평이다.
서울역 노숙인들을 돌봐 온 박 목사 부부에게는 폐지나 빈병을 주워 판 노숙인들의 작은 선물이 큰 기쁨이다. 사탕 몇 알, 찬물 한 잔, 햄버거 한 개 등이 박 목사 부부의 마음을 녹인 선물들이다.
박 목사는 “부족한 종”이라며 “돌이켜보면 하나님의 인도하심과 능력이 없었다면 이 일을 감당할 수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보이지 않는 곳에서 격려의 전화로, 조그만 물질이라며 죄송하다고 내놓고 간 물질이 소중한 힘이고 능력이고 격려가 된다고 했다.
박 목사는 “행복하다”고 말했다. 고된 사역이지만 앞으로 노숙인을 돕는 사랑의 손길이 더욱 많이 늘어나 함께 더불어 사는 세상이 됐으면 좋겠다는 말을 덧붙였다.
유영대 기자 ydyoo@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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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원문 http://news.kmib.co.kr/article/view.asp?arcid=0008233345&code=23111613
[어려운 교회를 도웁시다-국민일보·세복협 공동캠페인] 서울 나눔선교교회
입력 2014-04-15 02:35
“노숙인·쪽방주민 이제 어디서 허기 채우나요”
15년간 서울역에서 생활하는 노숙인과 쪽방주민들에게 급식을 제공하고 이들의 자활을 돕던 교회와 선교단체가 퇴거 위기에 놓였다.
서울 용산구 한강대로 78.78㎡(46평) 규모의 건물 1, 2층에서 운영하는 무료 급식단체인 나눔선교교회(담임목사 박종환)와 나눔공동체(원장 김해연 사모)는 최근 건물주가 이전하라는 통고를 했다고 밝혔다. 임대료가 15개월 치 밀린 데다 임대차 계약이 지난 2일로 만료됐기 때문이다. 헌금과 후원금으로는 식·자재비를 충당하기에도 빠듯한 상황이다 보니 임대료를 제때 내지 못하게 된 것이다.
박종환(56) 목사는 13일 “노숙인들이 우리 공동체에서 식사를 제공받는데 거리로 내몰리면 이들을 어떻게 섬겨야 할지 모르겠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나눔공동체는 1999년 9월 2일 서울역 광장에서 무료 급식을 시작했다. 박 목사와 김해연(52) 사모는 15년 전이나 지금이나 한결같이 자원봉사자들과 함께 화요일을 제외한 아침과 점심 300∼400명에게 식사를 제공했다.
서울시가 실내 급식소인 ‘따스한 채움터’를 2010년 5월에 만들어주기 전까지는 거리에서 급식을 해 왔다. “밥 먹는 노숙인들이 편해졌지요. 추운 데서 떨지 않고 밥을 먹을 수 있으니까요. 하지만 밥퍼 사역은 여전히 고됩니다.”
서울 동작구와 성남 등에서 평범한 목회를 하던 박 목사 부부가 노숙인 사역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99년 서울역을 지나다 굶주림을 고통받는 노인을 지켜 본 것이 계기다. 밥을 굶는 노숙인들이 많다는 게 안타까워 직접 팔을 걷어붙였다.
처음에는 물을 끓여 차에 보온 물통을 싣고 다니면서 컵라면을 나눠줬다. 그러다 돈을 모아 국밥으로, 국밥에서 반찬이 있는 정식으로 바뀌었다.
나눔공동체는 다양한 복지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음악과 상담 치료, 토론 수업, 생활법률 수업 등 ‘희망학교’라는 노숙인 자활사업을 활발히 펼치고 있다. 이 중 ‘자아존중감 회복 프로그램’은 많은 노숙인을 자활시켜 가정과 사회로 복귀하는 데 크게 기여했다는 평이다.
서울역 노숙인들을 돌봐 온 박 목사 부부에게는 폐지나 빈병을 주워 판 노숙인들의 작은 선물이 큰 기쁨이다. 사탕 몇 알, 찬물 한 잔, 햄버거 한 개 등이 박 목사 부부의 마음을 녹인 선물들이다.
박 목사는 “부족한 종”이라며 “돌이켜보면 하나님의 인도하심과 능력이 없었다면 이 일을 감당할 수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보이지 않는 곳에서 격려의 전화로, 조그만 물질이라며 죄송하다고 내놓고 간 물질이 소중한 힘이고 능력이고 격려가 된다고 했다.
박 목사는 “행복하다”고 말했다. 고된 사역이지만 앞으로 노숙인을 돕는 사랑의 손길이 더욱 많이 늘어나 함께 더불어 사는 세상이 됐으면 좋겠다는 말을 덧붙였다.
유영대 기자 ydyoo@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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